구름에 쌓여 신비로운 콩데 피크(Kongde Peak, 6186m)
앞서 소개한 쿠숨 캉그루와 더불어 에베레스트 쿰부지역에서 가장 등반하기 힘든 트레킹 피크로 손꼽힌다.

팍딩(Phakding, 2610m) → 벤카르(Benkar, 2710m) → 몬조(Monjo, 2840m) : 2시간
팍딩에서부터 벤카르까지는 듁코시를 오른편에 끼고 완만한 숲길이 한 시간 여 이어진다. 이후 철다리를 건너서 오르막을 잠시 오르면 츄모아에 다다른다. 츄모아는 진달래과 만병초와 목련, 전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꽃이 만발하는 늦봄과 초가을에 매우 아름답다. 카샤르 콜라를 가로질러 오르막을 오르면 몬조이다. 몬조는 에베레스트 국립공원의 입구로서, 마을 끝에 있는 관리사무소에서 트레킹 퍼미션 신고를 해야 한다.


팍딩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는데 비가 여전히 나린다. 아무래도 계속 내릴 모냥이다. 
산에서 비는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걸을 때는 고약한 손님이다. 비에 젖어 축축해지는 것도 찝찝하지만,
고산에서는 체온을 떨어뜨려 산행을 초장부터 뭉그러뜨릴 수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유일한 방법은 방수자켓, 비옷, 배낭커버 등을 항상 준비하는 것이다.


내리는 비를 야속해하는 심정을 알 바 없는 강은 무심하게 흘러간다.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녹아서 흐르는 것이라서, 강물이 우윳빛을 띈다. 강의 이름은 듁 코시인데,
'듁'은 우유, '코시'는 강이라는 네팔 말로, 말 그대로 우윳빛 강이다.


벤카르의 롯지로, 차 한 잔 마시고 가기 좋은 곳인데, 비가 와서 패쓰~


돌담길이 구부렁거리며 마을로 이어진다.
이런 돌담도 길에서 자주 만나는 정겨운 친구 중 하나이다.


마을 어귀에는 여지없이 마니차와 마니석, 룽다가 서있다.
'옴 마니 반메 훔'


길 왼쪽에 재단처럼 평평하게 쌓아놓은 것은 무엇일까?
무거운 짐을 지고 나르는 포터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쉼터로, 이 또한 종종 볼 수 있다.


마니석은 돌을 평평하게 깎아서 경전을 새기기도 하지만, 커다란 자연석에 바로 새기기도 한다.
이십 여 명이 늘어서도 그 반도 안되니, 엄청난 크기이다.


비가 오자, 포터들도 짐에 비닐을 두르고 걸음이 빨라진다.


듁 코시를 가로지르는 철다리도 자주 만나는 친구이다. 


'움머, 나 처럼 덩치 큰 야크가 방방 뛰어도 안끊어질 정도로 튼튼하다구요!'


누추한 이들의 복장을 보고 그들의 됨됨이를 가볍게 판단하지만
이들의 초연한 걸음걸이를 보면 그것이 커다란 오판임을 깨달게 된다.


비가 오면 좋은 것은, 초록이 싱그러운 활기를 되찾는 것


좀체 멈추지 않을 듯 하던 비가 그치고, 햇볕이 가는 길을 쨍하게 비추어준다.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계곡의 귀퉁이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아낙의 모습이 더없이 정겹다.


몬조의 마을 어귀에 하루의 고된 일을 마친 포터들이 짐을 풀어놓고 쉬고 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마당이 너른 롯지에 짐을 풀고, 에베레스트 쿰부 첫 날의 트레킹을 마친다.


히말라야의 설봉들이 구름 사이로 살풋 얼굴을 내어밀고, 반가이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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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r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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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냥 트래킹 하는 것만으로도 힘드실 텐데 이렇듯 기록을 남기신 조르바님이 정말 멋져 보입니다. ^^

    2009/12/01 08:12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번에 찾아갔을 때는 작정하고 간 것이라, 꼼꼼히 담아왔습니다.
      덕분에 사진 정리가 쪼매 버겁네요. 헤헤..

      보라미랑님의 관심과 댓글에 무한감사 드립니다. ^^

      2009/12/01 11:43 [ ADDR : EDIT/ DEL ]
  2. 아 너무 좋습니다.
    산악인이라면 동경 그 자체가 아닐런지요 ..매번 사진 잘보고 있답니다^^

    2009/12/01 09:22 [ ADDR : EDIT/ DEL : REPLY ]
    • 에베레스트 정상에 발을 딛는 것은, 정말 산악인의 꿈이죠. ^^
      전 그 아랫동네만 둘러보고 왔어요. ㅎㅎ

      2009/12/01 11:44 [ ADDR : EDIT/ DEL ]
  3. 비 오는 날만큼 산행하기 힘든 경우도 없는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팔 트래킹을 하다보면 돌로 만든 작은 짐받이용 쉼터들이 곧잘 눈에 보이더군요.
    다시 가고 싶네요....

    2009/12/01 10:32 [ ADDR : EDIT/ DEL : REPLY ]
    • 비 오는 날에는 고생을 얼마나 낭만으로 치환하느냐가, 여행의 관건인 듯 합니다. ^^
      푸른솔님이 요새 올리시는 라다크 사진을 보면서 저도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ㅎㅎ

      2009/12/01 11:47 [ ADDR : EDIT/ DEL ]
  4. 쿰부로 향하는 길은 우리네 시골처럼 정겨운 돌담길도 있고
    콩데피크의 웅장한 모습도 있는 멋진 트레킹 코스구만~~ㅎㅎ
    오늘도 조르바님 덕분에 눈이 호강하고 가네~~
    올해의 마지막 ,멋진 12월 마무리 하길.....

    2009/12/01 10:35 [ ADDR : EDIT/ DEL : REPLY ]
    • 조금 더 올라가야 히말라야의 웅장한 자태가 드러나는데, 역시 오름짓은 쉽지 않네요.
      물론 가는 길도 아름답지만요. ㅎㅎ

      형님도 12월 멋지고 유쾌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2009/12/01 11:48 [ ADDR : EDIT/ DEL ]
  5. 햐, 죽입니다.
    네팔 트레킹......
    말로만 듣고 아직인데,
    언제 한 번 데려가 주세요.ㅎ

    2009/12/01 10:51 [ ADDR : EDIT/ DEL : REPLY ]
    • 못다한 울릉도 동행을 네팔에서 할까요? ^^
      네팔 가실 일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네팔은 저의 제 2의 고향이랍니다. ㅎㅎ

      2009/12/01 11:49 [ ADDR : EDIT/ DEL ]
  6. 캬 경치 좋군요.^^
    조르바님은 산만 전문으로 골라서 여행하시나요?ㅎ
    주로산이 많이 올라오네요.

    아니면 계속 여행중이신지..

    2009/12/01 13:43 [ ADDR : EDIT/ DEL : REPLY ]
    • 소나기님 안녕하세요. ^^
      네 저는 주로 오지나 산을 찾아댕기고 있어요. ^^
      지금은 서울하늘 아래서 밀린 사진과 여행기 정리하고 잇답니다. ㅎㅎ

      2009/12/03 21:56 [ ADDR : EDIT/ DEL ]
  7. 동네 어귀의 마니석이 참 특이하네요!~
    경치가 장엄합니다.

    2009/12/01 14:11 [ ADDR : EDIT/ DEL : REPLY ]
    • 히말라야의 모든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다녀본 곳 중에 에베레스트 쿰부의 풍광이 가장 장엄한 듯 합니다. ^^

      2009/12/03 21:57 [ ADDR : EDIT/ DEL ]
  8. 동네 사진을 보니 예전에 텔레비젼을 통해서 본 기억이 있지 싶어요~
    마지막에 보이는 설봉을 향해 고고인거죠~~ +_+

    2009/12/01 18:45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히말라야 설봉의 파노라마, 기대해주세요. ^^

      2009/12/03 21:49 [ ADDR : EDIT/ DEL ]
  9. 멋진걸요...:)

    2009/12/01 21:58 [ ADDR : EDIT/ DEL : REPLY ]
  10. 값진 사진을 보는 즐거움.... 늘 고마운 거 아시죠....

    감기조심하세요.

    2009/12/02 02:16 [ ADDR : EDIT/ DEL : REPLY ]
    • 찾아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모피우스님께 늘 감사해 하는 거 아시죠... ^^
      모피우스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2009/12/03 21:57 [ ADDR : EDIT/ DEL ]
  11. 금년 11월이나 12월에 ABC를 가고 싶었는데 사정이 있어 내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희망은 ABC와 EBC 둘다 하고 싶지만...

    2009/12/03 00:24 [ ADDR : EDIT/ DEL : REPLY ]
    • 3~4월 봄시즌도 꽃이 만발해서 아름답습니다.
      꼭, 꼭 다녀오세요. 마크님 ^^

      2009/12/03 21:47 [ ADDR : EDIT/ DEL ]
  12. 전 ABC내려올때 비가 좀 와서 힘들었는데 고생하셨네요 ㅎㅎ
    설봉의 파노라마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2009/12/04 22:10 [ ADDR : EDIT/ DEL : REPLY ]
    • 산에서 비는.. 참 고약한 손님이죠. ^^
      히말라야 올라가듯 천천히 올라가니 설봉의 파노라마가 늦어지네요. ^^;

      2009/12/07 12:41 [ ADDR : EDIT/ DEL ]
  13. 꽃뽀

    잔잔한 호숫가 백조 한마리가 우아하게 수면에 떠 있기위해선
    물밑에서선 물갈퀴질을 쉬임없이 해야한다는 사실을
    불연듯 생각 하게 되었어요.

    2009/12/10 11:08 [ ADDR : EDIT/ DEL : REPLY ]
    • 백조가 우아한 몸짓으로 다리를 바삐 움직이는 상상을 하곤 피식 웃습니다. ㅎㅎ

      2009/12/22 08:40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