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늦가을, 어머니와 둘이 오붓하게 늦가을 설악산을 찾아 갔습니다
일년이 지난 지금, 그 때 이야기를 풀어 봅니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낙엽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가을 산행을 더욱 멋스럽게 합니다 



구름이 끼었다가, 맑았다가 산행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입니다



'오메, 뭐 이런 나무가 다 있다냐~'
어머니께서 어린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내설악의 백미, 용아능을 앞에 두고 잠시 쉬어갑니다
'요 앞에가 용아능이고, 조 밑에 파란 지붕이 봉정암이야, 보여요?'



하늘이 더없이 푸르고 좋습니다
'여기 좋다. 폼 한번 잡아봐요, 좋아요, 고대로 하나 두울'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중청에 다다릅니다
'앞에 보이는 게 대청봉이고, 요밑에가 오늘 묵을 중청산장이에요'



' 내 어여 대청봉에 가보고 싶다, 아들 가자~'
산장에서 짐을 풀자마자 바로 대청봉을 향합니다
운좋게 대청봉에 사람이 없어 어머니와 둘만 오롯한 시간을 보냅니다



한 사람이 홀로 대청을 오르고 내려옵니다.
그 쓸쓸함을 흑백으로 담아봅니다



밤새 비바람이 거세게 불더니 아침이 되어도 그칠 줄을 모릅니다
'여까지 왔는데 대청에서 일출은 봐야지 안갔어? 아들~'
'날씨가 이래서 지금 올라가도 해 뜨는 거 못봐요'
'그래도 올라가자, 아들~'

중청산장에서 용감한 모자만 거센 바람을 맞으며 대청으로 향합니다
일출대신 기대 못했던 눈꽃이 모자를 환하게 반겨줍니다



눈꽃을 담아가려고 계속 셔터를 누릅니다
그동안 어머니는 옆에서 두 팔을 벌리고 계십니다

'아들, 내가 바람 막아줄께'



대청봉의 눈꽃



수렴동 계곡쪽에는 아직 단풍이 남아있는 듯 하여 그 쪽으로 내려갑니다
'여가 봉정암이구만, 근데 왜 이렇게 공사를 하고 있데?'
호젓했던 봉정암 터에 공사소리만 가득합니다



공사로 인해 한적함은 사라졌지만
오래된 사찰의 운치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단풍은 지고 낙엽만 깔린 길에 빨간 리본이 단풍마냥 반갑습니다



'누군지 돌맹이 참 이쁘게 쌓아놨다, 아들 봐바'
기꺼이 다가가서 살 담아봅니다



노오란 단풍이 제일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반갑네, 친구. 기다려줘서 고맙네, 친구'



단풍을 보시더니 절로 흥이 나시는지 어머니께서 콧노래를 부릅니다
'음음음 음음으음~ 음음음 으음음음....'



머리 위 단풍을 담고



가는 길을 담고



'워메, 좋아부려야~'



수렴동 계곡과 단풍, 구름이 이쁘게 어우러져
가는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백담사에 내려오니 단풍이 한창입니다
아쉬움을 가슴에 담고 용대리행 버스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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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r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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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랫만입니다.
    풍경도 마음도 아름답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2008/10/16 15:51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
      어머님과 함께 했던 1박 2일 산행.. 참 좋았습니다.
      그 어떤 설악 산행보다 가장 기억에 남아 있어요. ^^

      2008/10/17 09:43 [ ADDR : EDIT/ DEL ]
  2. 어머니와 산행을.......
    모자간의 아름다운 정이 담뿍 느껴집니다~
    멋진 설악산과 어머니도 잘 어울리시네요

    2008/10/16 16:57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랜만에 뵙습니다. ^^!
      어머니와의 산행 2탄으로 지리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2008/10/17 09:53 [ ADDR : EDIT/ DEL ]
  3. 모자간의 등산..
    저는 개인적으로 등산은 별로 안해봐서 등산의 매력은 솔직히 모릅니다.
    하지만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듣고 사진을 봐도 하나같이 얼굴에 미소가 듬뿍하더군요.
    언제한번 제대로 등산을 해봐야겠습니다. ^^ㆀ

    2008/10/18 10:54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꾸벅..
      한달이 넘어서 답글 다려니 무안어색하네요. ㅎㅎ;

      2008/12/09 17:29 [ ADDR : EDIT/ DEL ]
  4. 전 설악산을 한번도 안가봤지만.,. 북한산이나 관악산, 도봉산보다 훨씬 좋은 산이군요. 역시 설악산 설악한 노래하는 이유가 있었어 ㄱㄱ

    2008/10/18 21:16 [ ADDR : EDIT/ DEL : REPLY ]
    • 넷물고기님 안녕하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설악가'입니다.
      "설악아 잘 있거라.... 내 또다시 네게 오마" ^^

      2008/12/09 17:30 [ ADDR : EDIT/ DEL ]
  5. 두 분다 건강하신 모습이 아름답고 보기 참 좋습니다
    금년에도 다녀 오셔야겠네요.. 반가워요 조르바님~ 넘 오랜만이죠..

    2008/10/23 17:41 [ ADDR : EDIT/ DEL : REPLY ]
    • 넘넘 오랜만입니다. ^^;
      어머니와 지리산도 댕겨왔습니다. 헤헤

      2008/12/09 17:31 [ ADDR : EDIT/ DEL ]
  6. hwang soonja

    어제 무박으로 공룡능선을 다녀왔습니다 역시 설악산은 어느 코스를 가도 감동이더군요 특별히 지겨웠던것은 오세암에서 백담사까지가 너무 멀고 지겨웠어요 백담사 계곡은 정말 너무 아름답고 맑은 물은 금강산 물만큼이나 맑았어요 새벽 3시부터 오후 2시까지 걷고나니 모두 다 힘이 쭉 빠졌답니다 그래도 즐겁고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2008/10/29 15:47 [ ADDR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이제사 답변드리는 저의 무례함을 용서해주시와요.
      무박산행이셨으면 상당히 힘드셨겟어요. 그래도.. 산행은 언제나 즐겁고 좋죠. ^^!

      2008/12/09 17:32 [ ADDR : EDIT/ DEL ]
  7. 설악산 눈앞에 두고도 안가게 되네요..
    님의 사진을 보니 가보고 싶네요 헤헤
    즐거운 가을날 보내시고 계신가용?

    2008/10/29 22:31 [ ADDR : EDIT/ DEL : REPLY ]
    • 즐거운 가을날 보내시고, 행복한 겨울 맞고 계신가요?
      겨울인사로 대신하옵니다. ^^;

      2008/12/09 17:32 [ ADDR : EDIT/ DEL ]
  8. 沒雲臺

    조르바님을 자유인으로 이끄신~~~
    어머님의 소녀같은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남은 생들~ 화이팅 하세요!

    2009/03/16 20:21 [ ADDR : EDIT/ DEL : REPLY ]
    • 몰운대님 이리 누추한 곳까지 찾아오시다니, 반갑습니다. ^^*
      더없이 즐겁고 유쾌한 산행 중에 하나로
      가슴에 담고있는 산행입니다. ^^

      저두 어머님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09/03/17 10:23 [ ADDR : EDIT/ DEL ]
  9. 겨울 설악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 사진으로 다시 곱씹어 보니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어머니와 산행이라.. 아주 부러운데요..

    2009/08/29 17:21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겨울설악, 겨울산을 좋아합니다. 고독하고 쓸쓸한 풍경을요... ^^
      어머니와 한번 더 가야하는데 말이죠.. ㅎㅎ

      2009/08/31 00:31 [ ADDR : EDIT/ DEL ]